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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EI ONLINE 총장 대담 케냐에서 식물병 방제법 개발의 연구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배우는 소중함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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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캠퍼스에서 ‘나무 의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히로세 오늘은 호세이대학 생명과학부 생명기능학과 식물 의과학 전공(2014년부터 생명과학부 응용식물과학로 개편)을 졸업하고, 현재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연구 활동 중인 사이카이 가난 박사님의 이야기를 온라인 연결을 통해 현지에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사님이 전공한 식물 의과학은 고등학생 때만 해도 낯선 분야였을 텐데, 어떻게 진학 대학교와 전공을 선택했는지 궁금합니다.

사이카이 고등학생 때부터 막연하게 대학교에 가면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전공을 정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호세이대학의 오픈 캠퍼스를 방문했다가 '나무 의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고 진학까지 결심했습니다. 저희가 식물 의과학 전공의 1기생이기도 해서, 입학 후에도 교수님들이 꼼꼼하게 지도해 주셨어요. 동기들과도 굉장히 친해져서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히로세 새로 생긴 전공임에도 과감하게 입학을 결심한 학생들인 만큼 학구열도 뜨거웠을 것 같네요. 사이카이 박사님은 그전에도 식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나요?

사이카이 직접 식물을 키운 적은 없었지만, 외갓집이 오키나와에서 망고와 사탕수수 농가를 운영하고 있어서 농업에는 친숙한 편이었습니다.

히로세 식물 의과학이라는 연구 분야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연구원 사이카이 가난(西海 加那)(IITA)

연구원 사이카이 가난(西海 加那)(IITA)

사이카이 식물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균류, 세균류, 바이러스류, 선충류, 심지어 생리적인 이유로 인해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식물 의과학은 이러한 식물의 질병을 방제,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히로세 구체적으로는 어떤 치료법이 있나요?

사이카이 식물병 치료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방제에 집중합니다. 제 전문인 선충류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선충은 선형동물의 일종으로 주로 지렁이처럼 실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 범위가 상당히 넓으며, 회충과 요충처럼 인간에 기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식물에 기생하는 선충도 있어서 농작물에 피해를 미칩니다. 이러한 선충은 식물의 뿌리에 외상을 일으켜서 내부로 침입하기 때문에, 식물의 수분, 영양분 섭취를 방해합니다. 결과적으로 작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시들기도 합니다. 선충에서 유래하는 질병의 골치 아픈 점은, 지면 위에 있는 부분만 관찰하면 단순히 수분 부족, 영양 부족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땅을 파서 토양과 뿌리를 조사하기 전에는 병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죠. 치료법으로는 토양 훈증을 하거나 살선충제로 토양의 선충을 죽이는 방법이 있지만, 살선충제는 환경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선충이 싫어하는 저항성 식물을 심을 때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방제, 치료를 위해서는 실제로 어떤 선충이 질병을 일으켰는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히로세 그렇군요.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대처하는 경우도 있겠네요. 선충에 의한 피해 규모는 큰 편인가요?

사이카이 세계 작물 생산량의 약 10%가 선충에 의해 소실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연간 약 17조 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선충이 식물 내부에 들어가면 방제가 어려워서 농가에 큰 위협이 됩니다.

히로세 선충의 침입을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겠군요. 방제 전문가의 숫자는 충분한 편인가요?

사이카이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식물 의료 분야는 선충, 세균, 바이러스와 같이 세세한 분야로 나누어져 있어서, 폭넓고 종합적으로 증상을 진단하는 나무 의사는 그 숫자가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선충 연구자는 세계적으로도 특히 수가 적은 편입니다.

히로세 인간도 아플 때는 처음에는 종합적인 진찰을 받고, 그 후에 각 분야의 전문의를 찾아가죠. 식물도 똑같다는 뜻이군요. 그리고 그 종합 진료의가 부족한 상황이고요.

사이카이 그런 의미에서 호세이 대학교가 종합 진료의를 육성하는 식물 의과학 전공을 개설한 것은 획기적인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전에 몸담았던 플로리다 대학교도 나무 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 진료의를 육성했는데, 호세이 대학교는 그곳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전문 지식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역량을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히로세 사이카이 박사님은 학부생 때도 플로리다 대학교에 가신 적 있나요?

사이카이 학부 3학년 때 플로리다 대학교의 나무 의사 양성 프로그램의 인턴십 과정에 3개월 동안 참가했습니다. 호세이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석사 과정을 밟으러 다시 플로리다 대학교에 돌아갔고 선충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그 후에는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식물병리 연구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히로세 선충 전문가라는 말씀이군요. 선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호세이 대학교 총장 히로세 가쓰야(廣瀬 克哉)

호세이 대학교 총장 히로세 가쓰야(廣瀬 克哉)

사이카이 생명과학부의 실험연구 수업에서 식물 기생성 선충을 현미경으로 관측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선충의 아름다운 몸 구조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더 많은 선충을 배우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됐죠.

히로세 플로리다 대학은 그쪽 분야에 강한 학교였나요?

사이카이 네. 그리고 리서치 어시스턴트 제도를 활용하면 학비가 들지 않고, 급료와 건강보험까지 제공되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히로세 그 후의 박사 과정은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밟으셨던데요.

사이카이 석사 과정에서는 선충학만 공부했는데, 다른 식물병도 배우고 싶어서 식물병리학에 강한 위스콘신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원래의 제 목적이 나무 의사가 되는 것이었으니까, 다양한 병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미국 대학의 석박사 과정은 강의가 많고 자격시험도 까다로워서 힘들었지만, 충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플로리다 대학원(석사 과정) 재학 시절

플로리다 대학원(석사 과정) 재학 시절

히로세 종합적인 식물병리학을 배우신 거군요. 나무 의사 분야에도 의사 면허와 같은 자격 인증 제도가 있나요?

사이카이 일본에는 수목의(樹木醫)라는 자격이 있습니다. 호세이 대학교 식물 의과학 전공(현 응용식물과학과)을 졸업하면 수목의보(樹木醫補) 자격시험의 수험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서류심사에 합격하고 수목의보로서 일정한 경험을 쌓으면 정식 수목의가 될 수 있습니다.

히로세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2020년 9월부터는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 소속으로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케냐에 가게 된 경위와 현재 하고 있는 연구, 활동은 무엇인가요?

사이카이 일본학술진흥회의 해외특별연구원(해외 학진 포닥)으로서 케냐에 오게 됐죠. 지금까지 축복받은 교육 환경 속에 있었던 만큼, 제 지식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펼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가는 것을 불안해하고 어렵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열대 지역은 세계에서 선충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라서 제 전문 지식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케냐에서 제 역량을 시험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IITA에 존경하는 교수님이 계셔서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히로세 케냐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선충의 피해를 예방하고 있나요?

위스콘신 주립 대학원(박사 과정) 재학 시절

위스콘신 주립 대학원(박사 과정) 재학 시절

사이카이 제가 소속된 선충 연구 유닛에는 25명 정도의 연구원이 있습니다. 그곳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서 선충 방제 효과가 있는 바나나 섬유로 만든 종이에 극히 미량의 살선충제를 도포하고, 이것으로 감싼 감자 종자를 심어서 선충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기존의 살선충제 살포 방법은 환경 부하가 크고, 맨손으로 만지면 건강에 해로운 데다가 약제 구입에 큰 비용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개발한 방법은 살선충제 사용량이 1000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환경 부하와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해서 선충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히로세 굉장히 획기적이군요! 수확량도 증가했나요?

사이카이 네, 100% 이상 수확량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굳건한 중심과 유연한 자세를 함께 가지고 싶습니다

히로세 사이카이 박사님이 해외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점은 무엇인가요?

사이카이 미국 유학 후 케냐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의 저는 일본에서 있었을 때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교수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가치관이 많이 변했습니다. 케냐에 와서 절실하게 느낀 것은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케냐를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와보면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 많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장점을 먼저 살펴보는 자세는 해외에서 지낸 시간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갈 젊은이들은 일본에만 머물지 말고 한 번쯤은 다른 세상을 둘러보며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히로세 우선은 현장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군요. 하지만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연구를 진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계실 것 같은데요.

사이카이 저는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우간다, 케냐의 4개국에서 실시하는 프로젝트의 총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의 영향으로 움직임이 제한되고 현장 사람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게 되면서 매니지먼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을 심는 방법과 키우는 방법만 해도 온라인으로 지시하고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실험이 잘되지 않았을 때는 당장에라도 현장에 달려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무엇보다 답답했습니다.

히로세 이러한 연구 성과를 사회에서 활용해 나가는 데 있어, 기업이나 단체에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케냐에서의 한때

케냐에서의 한때

사이카이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업이 현장에 들러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국제협력기구(JICA)의 경우, 현장과 밀착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이 점이 상당히 자랑스럽습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교육에도 힘을 쏟는 점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히로세 앞으로 10년을 생각했을 때, 하고 싶은 일이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이카이 해외 학진 포닥의 임기가 끝나면 케냐에 남는 선택지와 일본으로 돌아가는 선택지가 있는데, 지금은 케냐에 남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케냐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개발 일에 종사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단 그렇게 되면 연구비나 확고한 포지션이 필요해지는데 그게 과제입니다. 케냐에 남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면 사고가 경직될 수 있어서, 미국이든 아시아든 호주든 어디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잠깐 쉬는 것도 좋고 어쨌든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보셨는데, 우선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족이나 사생활 부분도 좀 더 신경 쓰고 싶네요.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굳건한 중심과 유연한 자세를 함께 가지고 싶습니다.

히로세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사이카이 호세이 대학교의 생명과학부는 처음부터 전문성에 특화된 상당히 독특한 학부입니다. 교수님들도 교육열이 대단히 높으며, 학생의 의욕을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십니다. 비교적 새로운 학부인 만큼, 열정도 넘칩니다. 저도 교수님들의 지도 덕분에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후배 중에도 외국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이 있는데, 이렇듯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용기를 가지게 된 데는 교수님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 여러분이 우리 학부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히로세 좋은 이야기 고맙습니다.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 연구원 사이카이 가난(西海 加那)
1989년 지바현 출생. 2012년 호세이 대학교 생명과학부 생명기능학과 식물 의과학 전공(현 응용식물과학과) 졸업. 식물 의과학 전공 1기생. 학부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 플로리다 대학교 곤충 선충학 연구과에서 석사 학위,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 식물병리 연구과에서 박사 학위 취득. 현재 국제농업연구연합기구(CGIAR) 산하의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 케냐 나이로비)에서 해외 학진 포닥으로서 농업 병해충(선충) 연구에 종사하는 중. 2020년 미국식물병리학회의 Schroth Faces of the Future로 선정됐다.
호세이 대학교 총장 히로세 가쓰야(廣瀬 克哉)
1958년 나라현 출생. 1981년 도쿄대 법학부 졸업. 도쿄대 법학정치학 연구과 석사 과정 수료 후, 1987년 도쿄대 법학정치학 연구과 박사 과정을 중퇴하고, 같은 해 법학박사 학위 취득. 1987년 호세이 대학교 법학부 조교수, 1995년 교수, 2014년부터 호세이 대학교 상무이사(2017년부터 부학장 겸임), 2021년 4월부터 총장. 전문은 행정학, 공공정책학, 지방자치. 다양한 자치단체에서 정보공개조례, 자치 기본조례, 의회 기본조례 등의 제정을 보조하고, 정보공개심사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