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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대담(에도도쿄연구센터장・디자인공학부 교수 진나이 히데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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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를 풀어나가면 보이는 새로운 도쿄 ‘에도도쿄연구’가 펼치는 도시의 지성

총장 대담(에도도쿄연구센터장・디자인공학부 교수 진나이 히데노부)

도쿄는 파괴와 재생의 도시다. 근대사만 보더라도 관동대지진・도쿄대공습이라는 치명적인 파괴를 극복해 계속해서 일본의 중심에 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20년을 향해 도시는 진화하려고 하고 있다

에도 막부의 성립부터 400년 이상이나 계속되는 일본 중심부에 쌓인 역사는 굉장히 중후한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도쿄에 관한 연구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 에도 도쿄라고 하는 도시를 추구하는 ‘에도도쿄학’이 제창된 것은 1980년대 전반. 에도시대부터 현대까지 종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지 30년도 지나지 않았다.

이 에도도쿄학이라는 분야는 2017년에 큰 한걸음을 내딛었다. 호세이대학이 에도도쿄연구센터를 설립하여 문화・건축이라는 양 축에서부터 종합적으로 에도 도쿄를 풀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화와 2020년을 눈 앞에 두고 도쿄는 업데이트를 멈출 수가 없다. 이번에는 호세이대학 에도도쿄연구센터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다나카 유코 총장, 진나이 히데노부 교수에게 도쿄의 특징・에도 도쿄에 걸친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호세이대학 총장
다나카 유코 (田中優子)

호세이대학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박사과정 학점취득 만기퇴학. 전공은 에도시대 문학・생활문화, 아시아비교문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도쿄2020전문가 간담회’ 위원 등. 저서 :『에도백몽(江戸百夢)』(아사히신문출판, 산토리 학예상) 등.

호세이대학 총장 다나카 유코 (田中優子)

호세이대학 디자인공학부 교수
진나이 히데노부 (陣内 秀信)

도쿄대학대학원 공학계연구과 박사과정수료. 베네치아건축대학교 유학. 전공은 이탈리아건축사・도시사, 주오구 향토천문관 관장 등. 저서 :『도쿄의 공간인류학』(치쿠마서재, 산토리 학예상), 『도쿄』(문예춘추) 등.

호세이대학 디자인공학부 교수 진나이 히데노부 (陣内 秀信)

‘시대’로 분단되어 있던 연구를 ‘지역’으로 재건축하는 에도도쿄학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에도도쿄학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지금까지의 역사 연구와는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이하 존칭 생략)

진나이:80년대 전반에 에도도쿄학이 탄생하기 전에는 다양한 학문에서의 연구가 ‘시대’로 구분 지어져 있었습니다. 에도의 풍속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은 에도시대만을 연구했고 근대건축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은 문명개화 이후의 건축만을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생활은 계속 이어져오고 있으며 모든 시대는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모든 역사를 연결시켜 다시 한번 새롭게 주장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에도도쿄학이 태어난 것입니다. 이 연구를 통해 완전히 에도와 도쿄가 연결이 되어 현재 도쿄의 기초・원형은 에도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호세이대학의 학교 건물이 있는 고지마치를 걷는 것만으로도 에도의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수도(水都)로서의 에도도쿄

―시대로 구분하는 것이 아닌 지역으로 구분한 분야를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지금까지의 역사 연구보다도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다나카: 현재 남아있는 신사나 절을 통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신사나 절이 있는 곳은 원래 물이나 산의 출입구였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은 자연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지만 그 곳을 개발해버렸기 때문에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 들어서 혼령을 모신다고 합니다. 자연과 물은 에도 도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이번 연구에서는 ‘수도(水都)로서의 도쿄’라는 주제도 내걸고 있습니다.

진나이:에도는 대중문화를 포함해 물을 여러모로 사용하여 재미있는 생활문화를 만들어 온 곳입니다. 농경은 물론이고 어업 또한 그렇습니다. 쓰쿠다지마와 하네다, 후카카와 등 도시의 중심부 가까이에 어부들의 동네가 많이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러한 직업은 위험도 많아 신앙심이 깊기 때문에 신을 많이 모셔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은 산업 뿐만 아니라 유흥문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에도의 배는 물류를 뒷받침했던 것은 물론이고 연극을 보러 가기 위한 어트랙션으로도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꽃구경의 명소는 물가가 많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물이 있었습니다.

즉 에도의 물은 사람들의 생활, 산업, 유통, 정신, 문화 등 모든 것에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물이 생활 구석구석에 두루 퍼져 있었군요. 에도는 원래 물이 풍요로운 땅이었나요?

다나카:바다가 가깝기 때문에 마시는 물 자체는 풍요롭지 않았습니다. 에도시대에 어떤 물을 사용했었냐면 서쪽 산에서부터 간다강까지 물을 끌어다가 갈라서 지하 파이프에 흘려 보냈었습니다. 이것을 다이묘(봉건 영주)저택에서부터 서민들이 살던 집 밑에까지 수도관으로 흐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수도꼭지 대신 수도관 위에 우물을 만들어서 수돗물을 끌어올려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물이지만 천연수가 아닌 수도수였던 것입니다. 하수도도 정비가 잘 되어 있어 막다른 길이나 골목에까지 하수도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에도도쿄박물관에는 당시의 수도 설비가 디오라마로 자세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수도관을 파낸 것도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참고로 하시기 좋을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문화를 낳은 ‘도시 내부의 도시’

―그만큼 예부터 수도나 유통이 발달한 에도 도쿄는 서양의 도시 및 구조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예를 들어서 파리는 방사상 패턴으로 만들어진 도시라고 합니다만…

다나카:제 인상으로는 하나의 중심이 있고 모든 기점이 그곳으로 집중되어 있다기 보다는 여기저기에 지점이 설정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일단은 5개 있는 주요 도로의 입구는 모두 니혼바시(日本橋)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거리 그 자체는 각 지역별로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안에 또다른 동네가 있는 구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곽과 시바이쵸(가부키를 하던 작은 건물)가 그렇습니다. 현재의 도쿄에는 거리의 한 곳에 극장이 있는 형태인데요, 에도시대에는 우선 ‘시바이쵸’라는 거리를 만들고 그 안에 극장을 여러 곳에 설치하였습니다. 그렇게 하게 되면 그곳은 극장밖에 없는 거리가 되고 그 주변에는 극장 관계자들이 살면서 주민들이 서포터가 되어 연극(가부키) 의 분위기를 띄웁니다. 이러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도시 내부의 도시’ 라는 것이 에도에는 많이 있었습니다.   

서민들의 공동주택을 보더라도 그 공동주택에는 공동주택의 결속력이 있어서 몇몇 공동주택을 담당하는 소방수가 나온다든지 마을 관리인에 의한 결속력이라기 보다는 주택별로 스스로 자치조직이 생겨났던 것입니다.    

도쿄를 업데이트해 나가기 위해서

―그렇게 되면 같은 에도라도 꽤 세분화된 특색이 각 지역마다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2020년을 향해 쓰키지시장 이전 문제 등 도쿄가 변모하려 하고 있습니다만 바꿔야할 부분과 남겨두어야 할 특색 등이 있습니까?

다나카:도쿄의 개성을 돋보이게 한다는 뜻에서도 예전처럼 되돌려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로를 사용한다는 개념입니다. 스미다강은 지금 배가 지나다니고 있습니다만 니혼바시강도 원래는 배가 지나다닐 수 있고 도쿄에는 운하가 많이 있기 때문에 교통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게 되면 지금까지 ‘육지에서 물’이라는 관점에 더해 ‘물에서 육지’라는 관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한 경관이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게도 강이 있는데 템즈강이나 세느강처럼 대도시의 중심에 큰 강이 흐르고 사람들이 오고 가는 풍경을 도쿄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이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나이:도시 한복판에 아름다운 녹지와 물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가치를 많은 분들이 더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그린 인프라’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녹지와 물을 기반으로 도시를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 온 근대 인프라에 대해 반성을 하고 더욱 아름답고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해 나가자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은 일찍이 그렇게 했습니다. 에도의 경험이 바로 그린 인프라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기술도 대단했습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린 수로는 물론 조원(造園) 등 식물에 관한 기술도 그렇습니다. 둑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벚꽃나무를 심어 홍수를 막으면서 명소로 만듭니다.

현대에는 더욱 진화된 기술이 있기 때문에 목표를 제대로 설정한다면 녹지와 물을 좋은 형태로 되살려 근미래의 도쿄에밖에 없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단 경제 원리가 강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있습니다만…

다나카:우리가 ‘도쿄에밖에 없는 공간’이라는 가치관을 전개해서 언젠가 경제 원리를 창출하고 싶네요. 이를 위한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도쿄는 전세계에서도 매우 독특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변해가는 도쿄 안에서 보존해 나갈 수 있는 것

―도쿄를 걸으면 에도의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관점에서 걸으면 에도와 도쿄의 연관성을 즐길 수 있을까요?

진나이:도쿄를 걸으면서 즐기기 위해서는 지적이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유럽은 오래된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지식이 없어도 어느정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쿄의 광적인 즐거움에 대해 한번 알게 되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웃음)

도쿄는 계속해서 변모하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부지의 상태나 도로 네트워크는 에도시대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 등 땅 위에 서있는 것들은 바뀌었지만 베이스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도쿄는 늘 새로운 거리이면서도 가장 오래된 거리이기도 합니다.

도쿄의 지도만큼 재미있는 지도도 없습니다. 오래된 지도와 새로운 지도를 갖고 걷다 보면 에도의 거리가 어떻게 변화해서 현재의 상태로 되었는지 어떻게 설계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텐포오에도 대평면도(1843년)

출전:국립국회도서관

출전:국립국회도서관

국토지리원 항공사진(2007년)

출전:국토지리원

출전:국토지리원

―비교해보니 재미있네요. 이런 사실들을 더 쉽게 알 수 있다면 다양한 사람들이 도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나카: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면 그 장소가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과 제휴해서 실시한다면 다양한 가치가 탄생할 것 같습니다. 거리를 즐기면서 걷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여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면 도쿄는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보는 눈을 키우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