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학위수여식 총장 축사

March 24, 2018

여러분 졸업을 축하합니다. 보호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축하 말씀 드립니다.

이 곳은 졸업 후에 다양한 삶을 살게 될 여러분들로 꽉 차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갖고 같은 삶을 살아갈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직장생활을 할 사람, 공부를 더 할 사람, 외국으로 갈 사람 등 그 밖에도 여러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여러분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물어보겠습니다. 당신에게 있어서 ‘자유롭게 살아갈 실천적 지혜’의 체험이란 무엇이었습니까?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게 뭐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자유롭게 살아갈 실천적 지혜’라는 게 뭐지? 라고 생각한 분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호세이대학헌장의 제목으로 선정된 말입니다. 그리고 바로 3달 정도 전에 제 자신이 ‘당신에게 있어서 실천적 지혜의 체험이란 무엇이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호세이대학이 대학 헌장을 발표한 것은 2년 전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재학 중의 약 반 동안의 기간에는 대학헌장이 없었던 것입니다. 교직원이 서로 협력하여 ‘브랜딩’이라는 작업을 거듭해 이 헌장을 제정한 것입니다. ‘브랜드’라는 말, 들은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사회에 대한 약속’을 의미합니다. 호세이대학은 138년의 역사를 갖고 많은 사람들이 입학을 지원하는, 사회로부터 신뢰 받고 있는 대학입니다만 나아가 대학헌장을 통한 약속을 수행함으로서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확실한 것으로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평생 호세이대학 졸업생으로서 사회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신뢰받는 대학이 된다는 것은 졸업한 여러분에 대한 사회로부터의 신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호세이대학이 높이 평가 받는다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한 여러분들이 사회에서 일을 잘하시면 우리 대학의 신뢰도는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호세이대학은 그렇게 되기 위해서라도 대학헌장을 배경으로 확고한 브랜드로 계속 남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별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이 헌장의 말 중에서 졸업 후에 소중히 여겨 주시기 바라는 것이 우선 ‘자유롭게 살아가는’이라는 자세입니다. 전세계에서 모든 사람들이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지역에서 분쟁이 있고 테러가 있으며 감시 시스템이 있고 불공평이 있고 빈곤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부자유와 싸워 누구나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배울 수 있는 사회, 자기 스스로가 생각하고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기 하기 위해서는 이를 실행할 지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실천적 지혜’입니다. 실천적 지혜는 그리스 철학의 말로 ‘프로네시스’라고 합니다.

현실 사회에 제대로 뿌리를 뻗어 설령 고약한 현실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에 직면하면서 각각의 입장에서 이상을 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지성입니다.

우리는 종종 현실에 압도당할 것만 같습니다.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에 타협하여 자기 자신을 가두어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현실을 관찰하여 이해하고 똑바로 앞을 향해 내 삶의 방식을 관철해 나감으로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다른 환경과 형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상상력을 동원하면서도 개개인의 가치관을 소중히 하여 그것을 전달해 나가는 것입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시다. 3개월 정도 전이라고 말했습니다만 그 때 우리대학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브랜딩 워크숍이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워크숍을 맡겼던 현대복지학의 유아사 마코토 선생님께서 모두를 향해 ‘나에게 있어서의 실천적 지혜 체험’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당신에게 있어서의 실천적 지혜 체험은 무엇이었습니까? 생각해보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아사 마코토 선생님은 일본의 빈곤문제를 명백히 밝힌 사회활동가로서 유명한 분이십니다.

그 질문에 대해 한 분의 직원이 업무상 체험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깊게 뒤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자기자신에게 실천적 지혜에 대해 묻게 되었습니다. 실은 유아사 선생님은 그 직원 분의 첫 프레젠테이션을 미리 듣고 계셨습니다. 들으면서 비디오로 촬영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 직원 분과 유아사 선생님은 그 첫번째 프레젠테이션을 우리에게 공개해 주셨습니다. 첫번째 프레젠테이션은 ‘자유롭게 살아가는 실천적 지혜’에 대한 단순한 해설이었습니다.

저는 무의식 중에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작년의 학위수여식 날 이곳에서 그녀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실천적 지혜’에 대한 해설만을 했던 것입니다.

그 워크숍은 1명의 직원을 통해 ‘해설에서 체험으로’의 변화 즉 ‘남의 말에서 내 자신의 말로’에 대한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이야말로 ‘지성’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저는 38년 전, 호세이대학의 전임교원이 되었을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처음 교실에 간 날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신임 교수님들은 연수에 참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달랐습니다. 통보 받은 것은 첫 수업일과 교실 뿐이었습니다. 저는 코트와 가방을 들은 채 교실로 들어가 바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몸은 떨고 있었습니다. 실은 저는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고통의 나날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이 전달이 되고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어서 계속해서 고민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와중에 저는 이 호세이대학에서 수강한 몇몇 수업들을 떠올렸습니다. 제 자신이 가슴 설레며 들었던 수업은 무엇이었는지, 충격을 받고 깊이 생각했던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지.

첫번째로 생각이 난 것은 내 스스로가 조사해 교단에 서서 모두의 앞에서 발표를 한 경험이었습니다. 교수님으로부터 배운 경험이 아닌 나의 말로 이해하고 말하기 위해서 밤을 새서 교재를 읽고 조사해 납득을 하고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한 경험이었습니다.

또 생각이 난 것은 세미나에서 배운 것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제시하신 몇몇 작가 중 1명의 작가를 선정해서 발표하는 과제였습니다만 저는 그 작가에게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되어 부모님께 돈을 빌려 전집을 사서 탐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제 전문이 된 에도문학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현지조사 체험입니다. 저는 1학년 때 언어학을 이수했습니다. 프랑스와 미국, 러시아의 최첨단 언어학에 대한 책을 몇 권이나 읽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만 그 수업에서는 여름방학 때 지방에 있는 마을에 언어 조사를 위해 가게 되었습니다. 읽고 있던 책과 일본의 지방에서의 조사가 처음에는 잘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지조사 및 그 결과를 지도상에서 정리해 나가는 작업이 결국에는 지구 반대쪽에서 일류 연구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내용과 점점 겹치게 되었습니다. 말은 각각의 지역과 시대의 특색, 환경, 삶의 방식 및 가치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만 이것이 동시에 인류가 공유하는 능력으로서 깊고 길게 연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지에 갔기 때문에 연구와 현실 생활과의 연관성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그 수업에는 학점을 미리 딴 학생들도 많이 참가하여 밤늦으로 논의를 하곤 했습니다. 조사는 팀워크로 실시했습니다. 이 또한 혼자 있는 게 편했던 저에게 있어서 논의하는 것의 중요함과 ‘소중한 성과는 혼자서는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생각이 나면서 저는 제 수업을 가르치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문장을 적거나 발표를 하면서 배우고 혹은 현지로 나가서 체험하는 수업으로 조금씩 바꿔 나갔습니다. 문학상을 수상하는 학생과 연구자가 되는 학생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제 자신의 ‘자유롭게 살아갈 실천적 지혜의 체험’입니다. 발단은 저의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지 못한다’라는  결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능하니까 할 수 없다는 등의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일하는 현장의 모습이지요. 마쓰오 바쇼는 자기 자신을 ‘무능무력하여 그저 이 길 하나로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무능하거나 단점은 내 자신의 외부에 있는 사회의 기준에서 본 판단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 안의 ‘이 길 하나’가 아닐까요? 자신의 결점이나 벽에 부딪혔기 때문에 내 안의 ‘이 길 하나’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결점이나 단점에 직면하는 경험은 인생을 펼치는 중요한 장면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점도 단점도 포함해서 모두 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회 안의 무언가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실천적 지혜인 것입니다.

물론 저와 같은 교사들만 있어도 문제입니다. 훌륭한 강의를 하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바로 여기에 대규모 대학의 장점이 있는 것입니다. 여러 교원들의 능력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 여러분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능력과 인격을 봐왔을 것입니다. 본받고 싶은 교수도 있었을 테고 반면교사로 삼고 싶은 교사도 있었을 것입니다. 반면교사라 하는 것은 ‘이런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교사나 사람입니다. 그러한 경험도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당신에게 있어서 실천적 지혜의 체험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잊지 마시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졸업을 합니다만 오늘부터 교우회의 일원으로서 졸업생들의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교우의 유대관계를 사용하여 미래를 열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그 유대관계를 끊지 않는다면 교우회도 대학도 여러분을 응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호세이대학의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함께 이 변화가 극심한 냉엄한 사회를 희망을 갖고 극복해 나갑시다. 다시한번 졸업을 축하합니다.  

PAGE TOP